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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30 The Halo Effect - 후광효과- 기업의 성공을 가로막는 9가지 망상

■ 망상1. 후광효과

‘후광효과’란 심리학 용어로 외관적으로 보이는 좋은 모습들로 인해 보이지 않는 내면적인 모습들까지도 좋게 해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기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ABB의 사례를 살펴보자. ABB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을 때 언론, 교수, 서적들은 하나같이 ABB의 문화를 대담하고 참신한 문화로 격찬하면서 장기간의 분석보다는 행동이 우선되고, 행동하려는 의지를 ABB의 핵심요인으로 기술하였다. 그러나, 성장이 정체되고 하락추세로 접어들자 ABB에 대한 평가가 판이하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과거 격찬을 받던 기업 문화는 충동적이고 어리석은 것으로 묘사되었으며, 심지어 ABB의 경영자들 까지도 자사의 문화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였다. ABB의 CEO였던 ‘퍼시 바네빅’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이다. 좋은 실적을 유지하고 있을 때는 자신감 있고, 추진력 있는 CEO로 묘사되었지만, 실적이 떨어지자 오만과 탐욕 그리고, 그릇된 리더십을 가진 CEO로 묘사되었다. 실적에 따라 모든 것이 반대로 평가된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경영에서 나타나는 후광효과이다. 설문이나 인터뷰를 할 때 평가자들은 대부분 후광효과에 의한 영향을 많이 받게 되고, 대부분의 경영서적, 심지어 포춘과 파이낸셜 타임즈의 ‘가장 존경받는 기업’ 평점도 후광효과에서 자유롭지 않다. 연구에 있어서 데이터의 질을 떨어뜨리고, 실적 요인을 파악하려는 사고력을 저하시키는 가장 경계해야 할 망상이 바로‘후광효과’이다.


■ 망상2.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의 망상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는 전혀 별개의 이야기지만 많은 연구들이 이를 혼용하고 있다. 만일, 어떠한 연구에서 직원 이직률과 실적이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자. 그리고, 연구자가 이 결과를 바탕으로 낮은 이직률이 높은 실적을 가져다주므로 내부 환경을 개선하여 이직률을 낮추는 것이 높은 실적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면, 이는 상관관계가 아닌 인과관계를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데이터로 밝혀진 것은 상관관계이지 인과관계가 아니다. 반대로 생각하여 높은 실적을 내는 기업일수록 여유 자금이 많아 내부 직원에 대한 복지 혜택이 풍부하고, 이를 통해 낮은 이직률이 나타난 것은 아닐까? 오히려 더욱 타당성 있는 이야기일 수 있다. 특히, 한 시점만의 자료를 수집해서는 어느 쪽이 인과관계인지를 알 수 없다. 인과관계를 보다 체계적으로 밝히기 위해 상이한 시점별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 방법도 인과관계를 100% 명확하게 증명하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인과관계에 대한 가설을 세우거나 이를 해석할 때는 언제나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의 망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망상 3. 단순논리의 망상


모델을 세우고 회귀분석 등을 통해 특정 요인이 실적을 몇 %만큼 설명한다고 결론을 얻었다고 해서 그 주장이 언제나 맞는 것은 아니다. 즉, 시장 지향성 향상이 실적의 25%를 설명한다는 것을 밝힌 연구가 있고, CSR이 실적의 40%를 설명한다는 것을 밝힌 연구결과가 있을 때 시장 지향성을 높이고 CSR을 향상시킨다면 실적의 65%가 변화하게 될까? 답은 ‘그렇지 않다’일 것이다. 실질적으로 기업 경영에서 여러 요인들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하나의 변수를 독립적이라고 보기에는 많은 무리가 존재한다. 따라서 수치상의 결과만으로 연구가 실적의 중요한 요인을 분리해 내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단순논리의 망상’이다.


■ 망상 4. 반쪽 진실의 망상


‘초우량 기업의 조건’의 연구는 실적이 좋은 기업을 선정하고 해당 기업의 경영자에게 자사의 성공이유를 묻는 방법이 적용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방법은 전술한 것과 같이 데이터가 후광효과로 변질되었을 양상이 짙다. 또한, 더 큰 문제점으로 이 연구는 선정한 초우량 기업들만을 대상으로 선정한 후 공통적인 요인을 찾아낸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즉, 고혈압의 원인을 규명하려고 할 때 고혈압 환자들만 조사한다면 결코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다. 고혈압 환자를 정상적인 표본과 비교할 때만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 이렇듯 대조군이 없이 비슷한 표본만을 선정하여 공통요인을 찾아내고 이를 진실이라고 해석하는 것을 ‘반쪽진실의 망상’이라고 한다.


■ 망상 5. 철저한 연구의 망상


‘성공하는 기업들의 조건’은 책의 서두에 데이터 수집 방법, 자료의 방대함, 연구방법론 등을 오래도록 기술하였다. 그리고 이들은 “우리는 철저하게 조사하고 완벽하게 이해했으므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라고 주장한다. 이는 독자들을 질리게 만들게 된다. 즉, 이만한 정도의 작업을 하지 않으면 조사결과에 의문을 제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데이터의 양이 아무리 많아도 데이터의 질이 좋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렇듯 엄청나게 방대한 연구를 하였으므로 밝혀낸 사실이 진실이라는 주장은 ‘철저한 연구의 망상’이다.


■ 망상 6. 지속적 성공의 망상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의 테마인 지속적으로 위대한 기업의 비결을 밝혀 내겠다는 것 자체가 망상일 수 있다. 1957년 S&P500에 속한 기업 중 40년이 지난 1997년에 그 지위를 유지한 기업은 얼마나 될까? 74개에 불과하고 또한 74개의 존속기업 가운데 S&P 500지수를 초과 달성한 기업은 12개 뿐이다. 다른 모든 기업은 살아남기는 했지만 성과를 지속하지 못하였다. 자유시장 체계에서는 ‘모방 및 경쟁 그리고 수용의 침식력’ 이 고이윤을 잠식한다. 장기간의 기업실적을 객관적으로 조사하면 지배적인 패턴은 실적의 지속성이 아니라 등락을 거듭하는 패턴, 성장과 쇠퇴가 되풀이되는 패턴으로 나타난다. 또한, 많은 연구와 사례들이 고성과를 나타내는 기업이 이를 지속하지 못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속적으로 성공하는 기업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지속적 성공의 망상’ 일 수 있다.


■ 망상 7. 절대적 성과의 망상


‘비즈니스 성공 불변의 공식 4+2’는 여러가지 도표를 활용하여 승자기업과 패자기업을 생생하게 묘사하였다. 그리고, 패자기업으로 K마트를 채택해 모든 점에서 잘못된 것처럼 기술하였다. 즉, 전략은 계속 수정되고, 문화는 엉망이며, 실행은 빈약하고 조직은 무질서한 것으로 서술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근본적인 오류를 지니고 있다. 즉 경쟁시장에서 한 기업의 실적은 언제나 다른 기업의 실적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직접 K마트의 자료를 살펴보면 당시 K마트는 재고 회전율을 꾸준히 향상시켰으며, POS를 도입하였고, 상품 구색 또한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나갔다. 그러나 그들이 실패한 이유는 경쟁자인 월마트가 더욱 우수했기 때문이다. 즉, K마트도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경쟁사들이 더 빠르게 향상된 것이다. 몇몇 서적들이 이야기 하듯이 경쟁사들의 행동과는 무관하게 공식을 따르기만 하면 높은 실적을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은 ‘절대적 성과의 망상‘에 불과하다.


■ 망상 8. 인과역전의 망상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는 기업들에게 ‘고슴도치’가 되라고 이야기한다. 즉, 즉 여러가지 목적을 추구하는 것을 지양하고 단순한 듯 하지만 일관되게 하나의 비전에 집중하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잘못을 가지고 있다. 즉, 분석한 기업 11개는 모두 ‘고슴도치’였지만 대부분의 ‘고슴도치’는 실패하였을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즉, 고슴도치形 기업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다. 오히려 실패할 확률이 더 높을 것이다. 따라서, 대단한 성공을 거둔 10여개 기업이 고슴도치였다는 사실을 근거로 고슴도치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희박하며 고슴도치가 되는 것에 대한 위험에 관해서도 언급이 부족하다. 이는 ‘인과역전의 망상’을 일으키게 된다.


■ 망상 9. 성공원리의 망상


경영은 우연 및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곳이다. 이러한 분야에서 확실성 및 명확한 인과관계를 찾는 것은 애초에 가능하지 않은 일일 수 있다. 즉. ‘어느 기업에게나 적용 가능하고 지속적이며 보편적인 해결책을 발견하겠다‘ 라는 것 자체가 망상일 수 있다. 즉, 엄격한 연구방법론을 세심하게 따르고, 후광을 배제하고, 경쟁자 변수를 통제해 인과관계와 상관관계를 혼동하지 않은 연구라고 할지라도 경영학의 연구는 결코 물리학의 정확성 및 반복성을 달성할 수 없다. 따라서 조직성과에 관한 불변의 법칙을 도출했다는 모든 주장은 근거가 부족한 ’성공원리의 망상‘이다.


제시한 망상들은 하나씩 독립적으로 나타나기 보다는 결합하여 복합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결과의 객관성에 대한 판단력을 저하시킨다. 그리고 많은 서적과 연구들에서 이러한 망상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물론 기업 실적을 현혹시키는 망상을 밝혀내는 것은 경영자들에게 매우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왜냐하면 모든 비즈니스의 질문인 ‘무엇이 고성과를 유도하는가?’에 대한 답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요인들이 기업실적의 원동력이 아니라 후광효과와 망상에 근거한 추론에 불과하다면 도대체 실적을 초래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저자는 이 문제의 답에 대해 전략과 실행이라고 이야기한다. 전략은 경쟁사들과는 다른 행동을 실행하거나 동일한 활동을 다른 방식으로 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업은 언제나 불확실한 고객수요, 예측하기 어려운 경쟁자, 그리고 기술변화에 직면하고 있으므로 전략적 선택은 언제나 위험을 수반하게 된다. 즉, 전략적 선택은 기업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며, 그것은 본질적으로 위험을 수반하게 된다. 또, 하나의 축은 그동안 다소 평가절하 되어 왔던 실행이다. 전략이 외부와 연계되어 있는 반면 실행은 완전히 내부와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실행도 여전히 불확실성을 수반한다. 어떤 기업에서 효과를 발휘하는 경영관행들이 다른 조직에서는 동일한 효과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누구나 간단한 성공공식을 희망하지만 경영현실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불확실하다. ‘무엇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에 대한 정답은 ‘정말 효과가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일 수 있다. 마법과 같이 언제나 효과있는 방법을 찾기보다 경영자는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방도를 찾아가야 할 것이다. 성공은 언제나 미리 확신할 수 없으므로 기민한 전략을 세우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승현 연구원(삼성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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