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늦게 어머니한테 전화가 왔네요 .. 전화는 제가 자주 드리지 웬만해서 전화를 자주 안하시는 분인데 전화를 주시더군요. 요즘 하시는 일이 잘 안되서 이리저리 고민도 많으신것 같아서 제가 전화를 자주 드리곤 했답니다. 근데 오랫동안 떨어져서 지내도 어머니 목소리를 들으니 뭔가 부탁을 하실려고 하는  뉘앙스가 나더군요..

"아들아 ~ 엄마 부탁할게 있어.." (아들한테 부탁이라는 자체가 지금 생각하면 참 가슴아픈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내용을 설명하시는데 돈이 좀 필요하신가 봅니다. 모아놓은돈은 좀 있지만 지금 사업준비에 저 또한 들어갈 돈이 많은지라 웬지 저도 덜컥 목소리가 작아지더군요.. 그럴수록 어머니의 목소리는 일부러라도 더 커지는 듯 했습니다. 재개발 한다고 사놨던 조금한 땅이 몇년째 진행을 하지 못하고 있어 은행이자만 계속 나가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아마도 이번에는 돈이 필요하셨나 봅니다. 혹시나 이 글 읽으시는 분들중에 재개발 땅 살 정도면 부자아니냐 하실지 모르겠지만 지방땅에 언제 개발 될지도 모르는 조금한 땅입니다. 몇번을 제가 설득을 해도 재개발이 포화상태라서 그냥 제값 받고 파시라고 해도 언젠가 오르리라는생각때문이신지 고집을 꺽지 않으시고 몇년째 가지고 계십니다.

그렇게 자식들이 말리던게 아직 해결이 안되니 어머니 입장에서는 더더욱 자식들한테 뭔가를 부탁하기가 힘든상황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아버지라도 계시면 다행이지만 벌써 16년이 흘렀네요.. 제가 군대 있을때 돌아가신후로 혼자 지내고 계시니 제 마음이 답답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아직은 연세도 젊으시고 미모도 있으셔서 재혼을 하라 하셔도 아버지에 대한 정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 재혼도 안하시고 혼자 지내십니다.

지난번 집에 내려간길에 솔직히 한번 말씀드렸습니다. 혼자 계시다가 아프면 어떻하냐고.. 내가 내려와 있는 상황도 아니고 그렇다고 충분한 생활수입이 있는것도 아닌데 웬만하시면 지금이라도 재혼하시라고 해도.. 그냥 웃고 마십니다 ... 작년에는 갑자기 심장이 안 좋아지셔서 새벽에 서울대 병원 중환자실까지 들어갔다 오신분입니다. 누가 옆에라도 있다면 좋으련만 해결이 안되는 부분입니다.

오히려 한번도 말씀하시지 않던 제 결혼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올해는 꼭 가라고.. 이 때는 반대로 제가 웃고 맙니다... 결혼이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여자가 싫어서가 아니라 아직 저한테는 할일이 남아있다고 말씀을 드리면 그러다가 평생 못가는수가 있다고 자꾸 구박을 하시네요.. 한번도 그런일이 없으셨는데.. 약해지시나 봅니다.

어찌됬든 이런저런 연유에서 필요한 돈이 꽤 되시나 봅니다 .. 참 가슴 아픈건 .. 저도 어쩔수 없이 해드리기로 했다는것과 어머니가 마지막에 나지막한 목소리로 미안하다는 말씀을 하시는게 참 가슴을 아프게 만듭니다. 돈 몇백이면 저 학교 다닐때 한학기 등록금밖에 안되는 돈인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는 참 나쁜 자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돈을 해드리는 지금도 이 돈이 내 사업 어디에 들어갈 돈이었는데 하는 참 ... 나쁜생각을 하고 있네요 ..

표현은 못했지만 오히려 제가 어머니께 면목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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