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영원한것은 없답니다. 차를 가지고 다니는 분들한테 이번 같은 폭설의 경우 정말 짜증나는 기간이었겠지만 반대로 저같이 눈오는것을 사랑하는 사람이나 눈을 대목으로 지내는 사람들 (아마도 스키장 분들이 아닐까 합니다)에게는 더 없이 행복한 나날들인것 같습니다. 저는 눈이 오면 항상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냥 녹지 말아라... 영원히 하얀세상에 살고 싶어라... 날씨 그까짓것 추우면 얼마나 춥겠냐.. 겨울에는 끼어입을거라도 있지... 여름에 더위는 벗어도 한계가 있기에.. 전 겨울을 사랑하고 눈을 사랑한답니다..

저를 만나는 사람들중 일부는 "겨울에 그렇게 입고 다니면 춥지않냐" 는 질문을 자주 합니다.. 그럴때 전 항상 이렇게 대답을 합니다

"저요... 알라스카 살다 온 사람입니다..~" 하면 한바탕 의아해 하면서 웃곤 합니다..

꼭 그  지방을 살다와서가 아니라 옷을 아무리 끼어 입어도 마음이 춥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전 항상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저만의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살아요..

알라스카를 좋아했던 이유 중 하나는 눈 오고 난 후에도 길이 지저분해지지가 않습니다.. 어떻게 그럴수가 있냐 하겠지만.. 뭐 나름 주정부에서 청소를 잘하는 것일수도 있고, 날씨탓일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눈이 없어지는건 참 마음이 아픕니다..

요 지난 몇일동안 참 마음이 행복했습니다. 특히나 서울에 몇년만에 폭설이 왔던 그날 새벽에 눈을 떠서 창밖으로 내린눈과 쌓인눈을 봤을때는 그 어떤 안식도 가져다 줄수 없는 고마운 마음을 가져다 주는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날은 전화를 하는 모든 사람에게... "아..눈이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는 동심어린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오늘 도로를 보니.. 눈도 다 녹고.. 길은 지저분해지고.. 날이 좀 따뜻해져 가는것 같습니다.. 그게 싫어서 글 올립니다.

눈이 정말 영원했으면 좋겠습니다...

-눈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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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스카 생활이후 참으로 오랜만에 사각거리는 눈을 밟아 보았네요.. 그것도 고등학교 친한친구랑 말입니다..

연휴 마지막인 일요일 점심에 다들 바쁜 친구들과 모임을 가지고 집을 가려 하는데 갑자기 내린 눈에 발이 묶여 버렸습니다. 집이 분당이니 그냥 친구랑 사우나하면서 천천히 가려고 친구네집을 가서 사우나 하고 저녁까지 먹으러 가는길에 골목길에 눈을 밟아보았습니다. 둘은 동심으로 돌아가서 재미나게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고기집으로 향했습니다..

저녁을 먹으면서 차가 더 막힐것 같아서 차를 놓고 가려고 소주를 한잔 부었습니다. 우리 둘의 주제는 이제 나이가 차다 보니까 미래와 결혼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결혼에 대한 생각은 약간 다르나 결과적으로 생각하는것은 다 같은 우리 인생에 서로 맞장구를 쳐가면서 소주를 주거니 받거니 하였습니다.

일요일 저녁에 술을 먹는다는것은 예전에는 생각치도 못한 일이었는데 요즘은 별 부담이 없어지네요.. 하여간 그렇게 창밖에 살살 내리는 눈을 보면서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분당을 오니 분위기는 더 좋더라구요.. 집에까지 약간 추웠지만 그래도 기분나쁘게 추운 날씨는 아니었고 이제 몇일 있으면 30중반이 넘어가는 와중에 한번 또 뒤를 돌아보게 하더군요...

항상 그렇지 않습니까 ~ 남이보면 멋있는 삶을 살고 있지만 정작 내 자신은 백조의 발처럼 동동 구르고 있다는 사실을요.. 그리고 그 우아함만을 보여주기 위해서 고개를 들고 어깨를 편채 살아가는 비스무리한 인생들.. 그 인생의 한 무리가 되기 싫어서 발버등 치는 사람들이 또 한무리를 이루고... 또 이루고... 그렇게 세상 사람들이 구성이 되어가는게 아닌가 합니다.

그 세상속의 한명인 나는 과연 어느 부류에 속하는 사람인지... 잘 살펴봐야 할것입니다.. 또한 다른 부류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도 잘 살펴봐야 할것입니다..

왜냐면... 나 이외의 모든 사람들이 나를 먹여 살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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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예전 미국에서 살던 집 앞입니다.. 그니까.. 2005년 4월이네요.. 2004년 정확히 12월 17일 저녁 여섯시 반 비행기로 미국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때만 해도 직항이 있었던 앵커리지 였습니다.. 그리고는 현지시간으로 아침 10시반에 도착했답니다.. 막막했지요...

알라스카가 미국영토인거 모르는 분들도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가끔 러시아 땅이라고 말하시는분들도 계시고..하여간.. 그 미국땅에.. 수산물 유통 때문에 ... 자세한 이야기는 계속적으로 올리겠습니다..

하여간... 미국 도착 3개월만에 옮긴 집앞입니다.. 4월4일인데.. 눈이 많이 왔어요... 아침에 창문을 여니.. 너무나 아름다워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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